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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개/외화 일반

사울의 아들 (2016)

by Eddy.M.D.A.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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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만행이 극에 달했던 1944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시체들을 처리하기 위한 비밀 작업반이 있었다. ‘존더코만도’라 불리던 이들은 X자 표시가 된 작업복을 입고 아무것도 묻지 않고 오직 시키는 대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던 어느 날, ‘존더코만도’ 소속이었던 남자 ‘사울’의 앞에 어린 아들의 주검이 도착한다. 처리해야 할 시체더미들 사이에서 아들을 빼낸 ‘사울’은 랍비를 찾아 제대로 된 장례를 치러주기로 결심하는데…

 

영화 <사울의 아들>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반적인 상업 영화들과는 달리 알수 없는 이질감을 받게 되는 영화입니다.   이미 영화를 본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영화를 보실 예정인 분들은 아래의 몇 가지 사항들에 대한 사전 정보를 갖고 영화를 접한다면 더 나은 느낌의 감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우선, <사울의 아들>은 현실판 지옥 아우슈비츠에서 자신의 아들의 주검을 발견한 주인공이 그의 장례를 치르기 위한 모험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를 처음 보게되면 주인공 '사울'은  다수의 사람들을 희생시켜 가며 왜 이미 죽어버린 아들의 장례식에 저리도 집착을 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여기서 사울의 아들은 진짜 사울의 아들이 아닙니다. 이런 추론은 1) 처음 가스실에서 유일하게 숨이 끊어지지 않은 소년이 실려온후 군의관은 호흡상태를 확인 후 소년의 입과 코를 막아 질식사를 시키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까지 사울은 다른 수감자들의 죽음과 동일하게 아무런 감정의 동요 없이 무덤덤한 관찰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2) 이후 그의 동료 아브라함이 너는 아들이 없지 않으냐 하는 추궁에 얼버무리며 자식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는 거리가 먼 표정과 눈빛을 보입니다. 

 

<사울의 아들>에서 지칭되는 아들은 상징적인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마치 <더 플랫폼>에서 남편도 아이도 없던 '미하루'가 그렇게 찾아 헤맸던 자신의 아이와 유사한 존재의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도저히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처절한 현실속에서 그저 그가 할 수 있고 그를 지탱할 수 있게 해주는 단 하나의 일이 었다고 해야 할까요?

 

두 번째로 영화를 보다면 왠지 모를 답답함과 주인공의 시각과 상황에 공명되는 묘한 감점에 빠지게 됩니다.  이는 '라즐로 네메스' 감독의 의도적인 연출효과(4:3 화면비율과 주인공 사울의 상반신 위주만 화면에 잡히는 사울의 1인칭 시점)와 주연배우의 탁월한 연기력에 기인합니다. 또한 영혼이 빠져나간 듯한 사울의 시각 저편으로 blur 처리되어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은 오히려 참혹한 현실을 더욱 더 증폭시켜 느끼게 해주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많은 영화들이 그렇지만.. 이 영화의 경우 직접적인 폭력과 피가 난무하는 고어한 장면이 별로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무겁고 잔혹한 인간의 광기를 이렇듯 사실적이며 현장감 넘치게 표현해 내는 부분은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고로 심신 미약자의 시청은 자제가 필요합니다.   의외로 엔딩은 해피하게 마무리되어집니다. 

 

 

 

 

 

 

 

 

 

 

 

 

 

 

> 영화의 줄거리 (스포유의)

 

1944 아우슈비츠의 1소각장, 유대계 헝가리인 사울은 다른 유대인들을 가스실로 들여보내고  뒷처리를 하는 대가로  좋은 처우를 받는 존더코만도의 일원이다. 하지만 존더코만도는 정기적으로 교체되니, 4개월  일한 이들은  자신들도 제거되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한다. 그러던 어느날,  무리의 유대인을  가스실에 보낸 사울은 정리를 하던 중에 기적적으로  소년이 살아남아 숨을 헐떡이는 것을 발견한다. 다른 존더코만도들은 가스실에서 살아나온사람을 처음 보고는 굳어버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보고를 받고  나치 의사는 소년의 몸상태를 살핀 다음 가스실에서 사람이 살아나온 것은 이걸로 두번째라며 부검을 해봐야겠다고 소년의 입을 틀어막아 질식사시키고, 소년의 시체를 해부실로 옮길 것을 지시한다. 이에 사울이 갑자기 자신이 옮기겠다고 자원하여 시체를 안고 부검실에 가져다놓더니, 부검의 니즐리 미클로시에게  소년의 시신을 묻어줘야 한다며 시신을 넘겨줄 것을 사정사정하지만, 부검의는 헝가리말로 간청하는 사울에게 "헝가리 사람인가? 몰랐군."이라고 하더니 "아들인가? 이미 죽었잖나."라고 일축하면서 저녁에 5분간 추모할 시간을 주겠다고할뿐 사울의 부탁을 거절한다. 다시 가스실에 내려온 사울은 이번 물량이 헝가리에서 왔냐고 물으면서 금붙이를 찾으라는 명령을 무시하고 버려진 신분증들을 뒤지지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다. 신분증 소각장으로 나간 사울은 소년의 시체를 묻어줘야 한다며 같은 존더코만도 일원인 랍비에게 부탁한다. 랍비는그랬다간 모두가 죽는다면서 소년의 이름을 말하면 명복은 빌어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사울은 그것으론 부족하다며 다른 랍비를 찾아 나선다.

 

이후 수용소의 창고 문을 수리한다는 핑계로, 연합군에게 아우슈비츠의 상황을 알리기 위한 사진을 찍기 위한 임무가 발생하자, 사울은 유대계 그리스인 랍비인 배교자에게 장례를 부탁하기 위해 자신이 시계공을 했다며 수용소 밖에 나가서 유대인들의 시신을 소각하는 장소까지 따라가는데 성공한다. 그곳에서독일군의 검열 직전에 사진기를 숨기는 기지를 발휘한 사울은, 시신을 소각한 재를 처리하기 위한 장소까지 따라나간다. 강가에서 그리스인 랍비를 만난 사울은 장례를 부탁하지만, 그리스인 랍비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인지 이를 무시하고 이에 사울은 랍비의 삽을 빼앗아 강에 던진 다음 미에텍이 당신이 랍비를 했던 것을 아느냐고 묻다가 토라의 구절을 읊는다. 이에 그리스 랍비는 사울의 입을 틀어막았다가 초연한 표정으로 강으로 걸어들어가고, 이에 그가 탈주하는 것으로 여긴 병사들이 그를 잡아 감독관 앞에 끌고간다. 사울은 삽을 물에 빠뜨려서 다시 찾아온 것이라 변명하여 살아남지만, 독일어를 모르는 그리스랍비는 처형된다.  사태를  폴란드 출신 코만도 대장인 미에텍이 사울에게 역정을 내면서 독일군에게 보고하려 하지만, 사울이 미리 챙겨온 금붙이를 쥐어주자 보내준다.

 

다시 수용소로 돌아온 사울은 소년의 시체를 보기 위해 부검실에 들어가지만 시체는 사라진 후였다. 의아해하는 그의 뒤에 부검의는 물론이고 나치 장교들과의사 십여명이 들어왔고, 부검실에 있을 이유가 없는 사울을 보고 여기서 뭐하냐고 묻는다. 사울이 당황해 더듬거리며 청소하러 왔다고 하자 나치 간부들은한바탕 왁자지껄 웃으며 사울의 등을 낚아채서 유대인 춤을 추게   그를 도로 내쫓는다. 사울은 부검실 근무자들에게 시체가 어디갔냐고 묻지만 근무자들은 주간조가 여기서 뭐하냐고 꺼지라고 을러댄다. 사울은 소각장로 내려가 미친듯이 시신들 사이를 뒤지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인간의 기름을 연료로 쓰기 위해서 살찐 사람들을 먼저 태우고 있는 소각장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의 지옥도다.

 

결국 사울은 아무런 소득도 없이 존더코만도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에선 비더만과 아브라함이 서로 금붙이를 가져야 한다고 아웅다웅하고 있고, 사울은 넋나간듯이 앉아있다가 부검의가 나타나자 시체는 어쨌냐고 멱살부터 잡는다. 부검의는 시체를 숨겨놨으니 잠깐만 보라고 한다. 사울은 다른 시체로 바꿔치기하자고 부탁하지만 부검의는 불가능하다고 거절하고 사울에게 시신이 부검실에 있다고 가르쳐준다. 부검실에 들어간 사울은 시체를 보듬다가 들춰업고는 존더코만도들의 숙소에 숨긴다. 다른 존더코만도들이 경악해서 당장 갖다놓으라고 하지만 사울은 건드리면 아우슈비츠의 문서를 숨겨둔 것을  불어버리겠다고협박하면서 묵살한다. 시신을 숙소에 안치하고 세수를 하는 사울에게 아브라함이 오늘밤에 무기가 들어오니 준비하라고 하지만 사울은 랍비를 먼저 찾아야한다고 고집한다. 이에 아브라함은 무기가 먼저라고 하면서 나중에 랍비를 찾아주겠다고 한다.

 

한편 숙소의 분위기는 자신들의 처형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불안감에 고조되고 있엇다. 이에 소련, 폴란드, 프랑스 출신들을 중심으로 봉기를 계획 중이던 존더코만도들은 사울이 믿음직한 사람이란 이유로 저녁식사 중이던 사울을 불러내서 그에게 봉기를 위한 무기를 조달해오는 임무에 동참시키기로 한다. 

 

그런데 갑자기 엄청난 숫자의 유대인들이 한밤중에 몰려오면서 모든 존더코만도들이 긴급 야간업무에 투입된다. 비더만에게 주간조까지 총동원하란 지시를내린 감독관은 비더만과 사울에게 자신들이 한참 먹고 즐긴 식탁을 치울 것을 명령한다. 비더만으로부터 작업 진척 현황을 보고받던 감독관은 동틀 때까지모든 시신을 소각하고 가스실을 소독한  쓸모없는 존더코만도 70명의 이름을 서서 내라고 지시한다. 충격에 빠진 비더만이 이름을 쓰는 동안 사울은 감독관으로부터 소각실의 카포 슐로이메를 불러내라는 명령을 받고 소각실로 갔다가 거기서 다른 카포에게 잡혀서 소각작업에 투입된다. 한참 석탄을 나르던 사울은 다시 비더만에게 잡혀서 소각실에서 빠져나온다.

 

차와 커피를 내준다는 거짓말 속에서 소각장으로 끌려가는 유대인들이 사방에 넘쳐나는 가운데, 비더만은 존더코만도들에게 70명이 처형될 예정이라면서곧 자신들이  죽는다고 알린다. 이에 아브라함과 비더만은 빨리 화약을 받아오기로 하고 사울을 보낸다. 감독관이 일손도 부족한데 어디를 가냐고 시비를걸지만, 비더만이 유대인의 옷가지들이 너무 쌓여서 작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옷들을 다른 창고로 옮겨야 한다고 둘러댄다. 이에 감독관은 비더만에겐 유대인 소각 작업을 계속 지휘하라고 남기고 사울과 다른 존더코만도들만 보낸다. 

 

사울은 여자들이 일하는 곳에 가서 경비병들에게 금붙이를 주고 통과한  성매매를 하는 것처럼 위장해 포섭한 여공 엘라를 만나 화약을 받아오지만 화약을전달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새로  유대인들 사이에서 랍비를 찾아 나선다. 가스실 돌릴 여유가 없단 이유로 구덩이를 파고 대량 총살을 하는 아비규환 속에서 겨우 랍비를 한명 찾고, 카포 하나를 찾아서 존더코만도에  인원이 필요하다가 빼내게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사람의 실랑이를  나치 장교가 와서 랍비를 끌어내서 총살해버린다. 그때  사내가 나타나서 자신이 랍비라고 주장하자 사울은 자신의 존더코만도 옷을 벗어주었다가 오히려 자신이 구덩이에 쳐넣어질 위기에 쳐한다.  와중에 존더코만도  사람이 사울을 알아보고 독일군 장교에게 항의를 하지만, 장교는 귀찮다는듯이 총을 갈겨버린다. 그순간, 그리스인 랍비 소동  만난 카포 미에텍이 사울을 알아보고선 빼내주어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하지만 미에텍은 그를 살려준 댓가로 금붙이를 2개나 요구한다. 하지만 사울은  금붙이가 없었고 미에텍은 빨리 금을 내놓으라고 사울이 화약을 숨겨둔 바지춤을 멋대로 뒤지다가 독일군에게 불려간다. 겨우 옷을 줏어 입은 사울은 랍비를 데리고 숙소로 돌아올  있었다. 점호 과정에서 숫자가 달라졌지만 카포가 유대인 처형 과정에서 존더코만도도 여럿 처형당했다고둘러대어 넘어갈  있었다.

 

숙소에서 원래 있던 랍비를 비롯한 존더코만도들은 랍비를 보고 누구냐고 물으며 사기꾼이 틀림없다고 비웃지만 사울은 꿋꿋이 랍비에게 장례절차를 물으며아들의 시신을 닦아준다.  소년이 누구냐고 묻는 아브라함에게 사울은 자신의 아들이라 말하지만 아브라함은 " 아들이 없잖아?"라고 되물으며 원래 있던자리에 돌려놓으라고 한다. 이에 사울은 본처의 아이가 아니라며 둘러댄다. 아브라함은 이에 분개해 모두를 죽일 셈이냐고 묻고, 사울은 우린 이미 죽었었다며 거부한다. 한편 겨우 얻어온 화약은 사울이 잃어버린 상태였고 열받은 존더코만도들이 사울을 한방 패고 돌아선다. 다음날 점호에서 몇명의 존더코만도들이 끌려가는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부검의는  소년의 시신을 가져오라고 지시하고 사울은 작업에 투입되어 랍비와 시신을 수습하려한다. 그때 존더코만도들은 급히 가스실 뒷수습을 하란 이유로 가스실에 투입되는데 남은 옷가지들이 존더코만도들의 것이란 사실에 흥분한 존더코만도들은 발악적인 봉기를 시작한다.

 

사울은 난장판 속에 섞여서 랍비와 함께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여 수용소 밖으로 탈출한다. 땅을 파던 사울은 랍비에게 기도문을 읊어달라고 하지만 랍비라던사내는 몇마디 말만 겨우 주워섬길  기도를 하지 못했다.  사기꾼이었던 것이다. 사울이 노려보자 사내는 허겁지겁 땅을 파는 것을 돕지만 한무리의 존더코만도들이 독일군이 쫓아온다고 달아나는 것을 보자 사울을 버리고 그들의 대열에 동참하여 달아난다. 그러자 사울은 돌아오라고 소리 지르다가 아들의 시체를 등에 업고 강으로 뛰어들지만 아들의 시체는 물살에 떠내려가고 처음에 매장을 거부한 같은 작업반 랍비의 도움으로 물에서 겨우 빠져나간다. 어느 폐가로 들어가 숨은 도망자들은 이제 소련군을 찾아 합류하여 동포를 해방시키자는 계획을 꾸미지만 사울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어느 순간 홀연히나타난 금발 소년과 눈을 마주친다. 영화 내내 무표정한 얼굴이던 사울은 소년을 보자 처음으로 매우 환하게 웃고 소년은 어디론가 사라지려 하지만 독일군과 마주친다. 독일군  사람이 소년의 입을 가로막았다가 독일군이  지나가자 다시 놓아준다. 소년이 어디론가 달려가는 동안 폐가 쪽에선 총소리가 울려퍼지고 소년이  속으로 사라지면서 영화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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