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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리뷰

[ 영화 리뷰 ] B급 갬성의 호러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by Eddy.M.D.A.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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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영화의 원작은 소설이다.   코맥 매카시의 소설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의 소설 또한 원작에 해당하는 작품이 있다. 

그것은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행> 이다. 

 

영화를 만든 코엔 형제는 원작소설의 내용에 충실하게 영화를 만들었다고 스스로 밝혔으므로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와 소설을 이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먼저 예이츠의 시를 살펴보자 

 

비잔티움으로의 항행   [ 예이츠 ] 

 

1.

 

저 세상은 늙은이들이 살 곳은 아니야, 

자 보렴, 젊은 것들은 짝을 지어 껴안고 있고 

숲속의 새들은 짝을 찾느라 연신 지저귀고 있잖아, 

어디 그뿐인 줄 아니? 저 죽어가는 것들을 봐!

산란하기 위해 수 천리 물길을 찾아온 연어는  

물살 거센 폭포를 거슬러 오르고, 

바다에는 고등어가 짝을 짓느라 득실대고 있잖아?

저 모든 것들, 사람이나 물고기나 짐승이나 새들이나 모두

그저 배고 태어나고 죽는 저 일에 몰두해 있지 않니? 

그저 본능 아니 관능의 음악에 취해 있을 뿐

세월 속에 변치 않는 지성의 기념비 같은 것에는 

그 누구도 관심조차 없지 않니? 

그러니 이곳은 나와 같은 늙은이를 위한 세상이 아니라 

저들의 세상이 아니겠어? 

 

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 The young

In one another's arms, birds in the trees

—Those dying generations—at their song,

The salmon-falls, the mackerel-crowded seas,

Fish, flesh, or fowl, commend all summer long

Whatever is begotten, born, and dies.

Caught in that sensual music all neglect

Monuments of unageing intellect.

 

2. 

 

그럼 난 뭐야? 늙어빠진 나는 도대체 뭐냐고?

솔직히 말해 아무 것도 아니야, 그저 막대기 위에 

낡고 헤어진 외투를 걸쳐놓았을 뿐이지, 

혹 영혼에서 울려나와 박수를 치고 노래할 수 있다면 모를까? 

언젠가 쓰레기 통으로 들어갈 이 낡은 외투의 조각조각들을 위해

더 높고 힘찬 영혼의 노래를 불러댈 수 있다면 혹 모를까 

그냥 늙은이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것이지, 

그런데 영혼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선 

자신만의 장려한 기념비를 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 

하지만 그런 영혼의 노래를 가르쳐줄 노래교습소는 어디에도 없었기에  

난 먼 바다를 건너 성스러운 도시 비잔티움을 찾아온 것이라네. 

 

An aged man is but a paltry thing,

A tattered coat upon a stick, unless

Soul clap its hands and sing, and louder sing

For every tatter in its mortal dress,

Nor is there singing school but studying

Monuments of its own magnificence;

And therefore I have sailed the seas and come

To the holy city of Byzantium.

 

3. 

 

아, 성자들이시여, 황금으로 새겨진 모자이크 속에

신의 성스런 불 속에 영원히 서 계시는 당신 성자들이시여, 

성스런 불로부터 나오셔서 허공으로부터 감돌며 내게 내려오시라,

오셔서 내 영혼의 노래 스승이 되어주시라.  

욕망에 찌들고 병든 내 심장, 

한 번 태어났으니 언젠가는 죽어야할 

유한한 생명에 얽매어 스스로는 

그 무엇도 알 수 없는 나의 심장을 

말끔히 태워주시오, 그리하여 나 역시도 

벽속에 장식된 저 영원한 예술품 속으로 넣어주시오. 

 

O sages standing in God's holy fire

As in the gold mosaic of a wall,

Come from the holy fire, perne in a gyre,

And be the singing-masters of my soul.

Consume my heart away; sick with desire

And fastened to a dying animal

It knows not what it is; and gather me

Into the artifice of eternity.  

 

4.  

 

나고 죽는 제 세상으로부터 한 번 벗어날 수만 있다면  

나 다시는 저 자연 속에 존재하는 

피와 살로 된 그 어떤 몸둥이 같은 것은 

취하지 않으리라, 

먼 옛날 희랍의 金細工(금세공)장이가   

졸음에 겨운 황제를 깨우기 위해 

금으로 入絲(입사)하고 琺瑯(법랑)하여 

만들었다는 한 마리 황금의 새가 되어 지저귀리라, 

아니면 황금의 가지 위에 앉아 

비잔티움의 여러 귀족들과 귀부인들에게 

지나간 일들과 눈앞을 지나가는 현재, 그리고 또 다가올 미래를 

노래로서 들려주리라. 

 

Once out Of nature I shall never take

My bodily form from any natural thing,

But such a form as Grecian goldsmiths make

Of hammered gold and gold enamelling

To keep a drowsy Emperor awake;

Or set upon a golden bough to sing

To lords and ladies of Byzantium

Of what is past, or passing, or to come.

 

 

 

시에 등장하는 늙은이(늙음)와 젊은이(젊음)의 의미는  극명하다. 

 

젊음은 온통 본능, 관능에 휩싸여 취해 있다.  온통 배고, 태어나고, 죽는일에 열심이다.  욕망에 찌들고 병든 심장이다.  늙음이란  아무 것도 아니야, 그저 막대기 위에 낡고 헤어진 외투를 걸쳐놓았을 뿐이지 .. 하찮고 보잘 것 없다.  하지만, 영혼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선 자신만의 장려한 기념비를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원작: 코맥 매카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감독: 코엔 형제
출연: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조시 블롤린 외 
상영: 122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1980년 여름의 미국 텍사스 주, 사막 한 가운데서 사냥 중이던 베트남전 참전 경력의 베테랑 저격수 르웰린 모스(조시 브롤린 분)는 사냥감을 뒤쫓다가 우연히 총격전이 벌어진 현장을 발견한다. 현장 주변에는 십여명이 죽어있었고, 차 안에서 살아남은 한 명은 총상으로 죽어가면서 모스에게 물을 달라고 애원한다. 트렁크에서 대량의 마약을 발견한 르웰린은 사건에 개입되고 싶지 않았기에 서둘러 자리를 떴고, 다른 흔적을 따라 사망자 한명과 2백만 달러가 들어있는 가방을 발견, 돈가방을 주워서 집인 트레일러 주택으로 돌아온다. 르웰린은 이 행운이 있기 전에는 꽤 가난하게 살았던 듯, 집도 아닌 트레일러는 매우 초라해 보이고, 젊은 아내는 바가지를 긁는다. 르웰린은 평소대로 잠들려고 하지만 죽어가는 생존자의 요청을 거절한 게 내심 꺼림칙했던지 물통을 가지고서 새벽녘에 현장을 다시 방문하는데, 때마침 사건 현장에 도착한 갱단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총격전을 피해 간신히 달아난 르웰린을 추적하기 위해, 갱들은 남아있는 르웰린의 차량의 번호판을 조회해서 추적하는 한 편 살인마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 분)를 고용하고, 이후 이 참극을 발견한 보안관 에드 톰 벨(토미 리 존스 분)이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혼돈과 폭력의 결말로 치달아간다.

 

왼쪽부터 르웰린 모스 (조시 블롤린), 안톤쉬거 (하비에르 바르뎀), 에드 톰 벨 (토미 리 존스)

 

 

영화의 배경이되는 1980년대의 미국은 개판 이었다.  베트남전과 오일 쇼크로 1970년대 미국은 사회 문제, 경제 문제가 악화되었고 60년대까지만 해도 극소수였던 연쇄살인이 갑자기 대규모로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의 배경이 1980년인데, 1980년 미국의 살인 범죄율은 10만 명당 10.2건으로 역사상 최악을 기록하게 된다.  한마디로 욕망에 찌들고 병든 심장이 지배하던 세상이었다.  

 

 

[1] 젊음은 욕정에 취해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사냥꾼 르웰린 모스 ...      [2] 선택은 우리의 삶과 죽음을 결정한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이코패스 안톤 쉬거...    [3] 늙음은 보잘 것 없고 하찮다 -> 보안관 에드 톰 벨

 

이 영화는 넓고 크게보면 사이코패스 범죄자의 살인극이고 좀더 의미를 두고 보자면.. 그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나약한 늙은이(경찰)의 이야기 이다.

 

 

영화내내 강력한 분위기 메이커인 안톤쉬거의 살인 행각을 정리해 봤다.

영화내내 .. 무의미한 살인들이 이어진다. 

 

 

1th 살인..  경찰 

2th 살인..  지나가는 노인 

3th 살인.. 갱단 1

 

4th 살인.. 갱단 2

5th 살인.. 노인

 

6th 살인.. 암살자

7th 길가 닭장차 몰던 노인

8th 살인.. 자신을 고용한 사장

9th 살인.. 주인공 모스의 아내

 

영화내에서 살인은 너무 나도 일상적이며,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그것은 마치 매 순간 우리의 선택과도 같이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없는 방향으로  삶과 죽음의 괘적이 분리되어 진다. 

 

 

 

 

>>영화의 마지막 두가지 꿈 이야기.. 

 

 

첫번째 꿈은 아직 초월적 지성의 소유자가 되지 못한 벨이 원하는 초월을 향한 의지이다.

두번째 꿈은 어둡고 추운 눈쌓인 산속에 젊은이들의 나라에서는 살수없는 노인의 식어버린 마음을 의미한다.

 

 

시인 예이츠는 우리의 삶이 한판의 도박인 것처럼 예측불가한 모습에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삶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비잔티움을 바라보면 영원성의 상징이 되기를 바랬지만 이 또한 허상에 불구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도 노인을 위한 비잔티움도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절대 가치의 상징인 황금의  형상은 현실의 세속적 가치와 완벽하게 분리되어질 수 없다. 

벨의 아버지는 꿈속에서만 그를 기다릴 뿐이다. 

 

 

 

비평가들로 부터 많은 칭찬을 받고 아카데미 다수 수상을 하였지만.. 이 영화를 평가하자면  나름 잘만들어진 B급 갬성의 호러물이다.   피가 튀는 범죄 스릴러물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피해야할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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